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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걸 크러쉬 공주의 탄생 픽사 메리다와 마법의 숲

by 호랑이고기 2023. 12. 19.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 중 한장면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 중 한장면

파격적인 걸크러쉬 공주의 등장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2012년에 개봉된 픽사 애니메이션입니다. 사실 개봉된 지 10년도 넘었지만 픽사 애니메이션 중 꼭 짚고 넘어가야 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설화를 배경으로 가족에 대한 유대감과 이해와 양보가 최고의 미덕임을 알려주는 작품입니다. 천방지축에 여성다움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던브로크 왕국의 공주 메리다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메리다의 목소리 연기는 켈리 맥도널드 배우가 연기했고 전통적이고 여성적인 공주가 되기를 바라는 메리다의 어머니 엘리노의 목소리는 엠마 톰슨이 맡았습니다. 용감무쌍하고 유머러스한 던브로크의 퍼거스왕은 빌리 코널리 배우가 맡았습니다. 메리다의 실수로 어머니인 엘리노가 곰으로 변하게 되어 다시 엘리노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 개봉 시부터 메리다의 헤어스타일과 외모가 걸크러쉬 느낌을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공주의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예고하였습니다.

누가 주인공인지 살짝 헷갈리는 메리다와 마법의 숲

이야기는 활쏘기와 말타기를 좋아하는 던브로크 왕국의 공주 메리다의 일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아버지인 퍼거스왕은 메리다 공주가 용맹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성향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하지만 메리다의 어머니인 엘리노 여왕은 여성스럽고 고지식한 전통적 공주의 삶을 살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천성부터 다른 메리다는 어머니의 그런 교육방식이 진절머리 나게 싫었습니다. 결국 어머니 엘리노와 충돌로 이어지며 홧김에 마녀를 찾아가 어머니를 바꿔달라고 요청합니다. 마녀는 메리다 가문의 문장이 달린 목걸이를 주면 어머니를 바꿔준다는 거래를 요청합니다. 화가 나있었던 메리다는 승낙을 하게 되고 마녀가 만든 케이크를 어머니에게 주게 됩니다. 엘리노는 한입 먹자마자 곰으로 변하게 되고 왕국에서는 곰의 습격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에 곰을 보는 즉시 사살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메리다는 후회도 잠시 어머니와 같이 숲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숲으로 도망친 메리다와 엘리노는 마녀를 찾지 못하고 엘리노는 점점 인간의 습성이 사라지고 실제 곰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엘리노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선 자신이 마녀에게 주었던 가문의 표식으로 찢어진 양탄자를 다시 붙여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다시 몰래 왕국으로 돌아와 양탄자를 꿰매려고 하는데 엘리노는 거의 곰의 습성으로 메리다를 다치게 하고 이를 본 퍼거스 왕이 덩치가 더 큰 곰 모르두로 엘리노를 공격합니다. 기지를 발휘해 메리다를 구하고 모르두를 물리친 엘리노는 메리다가 양타자를 완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메리다는 진심으로 후회하고 슬퍼하며 엘리노를 안으며 눈물을 흘리는데 그 순간 마법이 풀려 엘리노는 원래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로써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 모녀는 아름다운 왕국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짓게 됩니다.

영화보다 더 유명한 주인공 캐릭터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가장 큰 특징은 전혀 공주스럽지 않은 공주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흔한 애니메이션 속 공주와 같이 사랑을 꿈꾸는 모습은 단 한순간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애와 이해와 양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감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전형적 동화 속 공주보다 더 친숙한 감정을 가지게 합니다. 이 작품에선 엘리노 여왕의 캐릭터가 정말 중요한데 엠마톰슨이 왜 최고의 배우인지를 목소리 연기만으로도 확실히 느끼게 해 줍니다. 딸을 정말 사랑하지만 딸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둘 수 없는 어머니와 자신을 희생해 가며 그런 딸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모습등은 엠마 톰슨의 목소리 연기가 아니었다면 조금은 공감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부분이 이 작품의 핸디캡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주인공인 메리다보다 전체적으로 활약하고 대사가 더 많은 건 엘리노이므로 약간의 방향성을 잃고 주제 설정이 잘못되었다는 비평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정도의 비중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로튼토마토 지수 78%를 기록하였는데 관객수도 그리 많이 끌어들이지 못해 픽사의 기대했던 성적만큼 미치지 못했습니다. 공주의 걸크러쉬 같은 모습과 전형적인 모습은 참신할 수 있으나 스토리텔링의 개연성이 조금은 떨어지는 모습이 있으므로 이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진 못한 것 같습니다. 국내에선 네이버 평점 7.59를 기록하고 123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는데 그쳤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 작품이 계속 거론되기보다 메리다 캐릭터의 신선함이 오히려 유명해진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몰입도를 가지고 있는 스토리이며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므로 못 보셨다면 주말에 시간 되실 때 꼭 한 번은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