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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재치있는 상상력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by 호랑이고기 2023. 12. 1.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중 한장면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중 한장면

소니 픽처스 스튜디오의 주춧돌이 된 애니메이션

2002년에 설립된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후 굵직한 명성을 가진 작품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지금은 디즈니, 픽사와 같은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반열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2009년에 제작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은 한 번쯤은 누구나 생각해 봤을 법한 망상의 소재를 그대로 시각화하였습니다. 제목 자체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끌기게 충분했고 전 세계의 많은 아이들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사실 이 작품의 제목은 1978년 출간된 같은 이름의 동화를 소재로 이야기를 발전시켜 제작한 작품으로 이미 몇몇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코믹하고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애니메이션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소니 픽처스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빌 헤이더, 안나 페리스, 제임스 칸,  닐 패트릭 해리스 등의 할리우드에서 굵직한 선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광고로 지금까지 머릿속에 남아있는 이 작품을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 4년 뒤 후속 편 까지 만들어진 시리즈의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푸드 블록버스터

머나먼 어느 바다 한가운데쯤 꿀꺽퐁당 섬에 선 정어리만이 주요 수출품이고 먹을 것도 정어리 밖에 없어서 주민들은 우울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섬에는 어렸을 적부터 특이한 발상과 행동으로 괴짜 취급만 당하며 살아온 플린트라는 과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발명품 만들기를 좋아했었는데 성인이 되고 어느 날 섬 주민들을 위해 물을 음식으로 바꿔 주는 기계를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마을 주민들은 정어리밖에 먹을 것이 없어서 마을 축제도 정어리 랜드 축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플린트는 완성한 기계를 실험하고자 가동하였는데 갑작스러운 오작동으로 기계가 하늘로 올라가 버리게 되었습니다. 기계를 하늘로 올라가면서 파편을 튀게 해 축제 행사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는데 사람들은 플린트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망에 빠져있는 플린트가 하늘을 쳐다보고 있던 중 갑자기 하늘에서 햄버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플린트의 기계가 하늘에서 정상 작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 후 햄버거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피자, 파스타 등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들이 매일 비처럼 내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플린트를 원망에서 찬사를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기계의 축복을 받던 어느 날 꿀꺽퐁당 섬의 시장은 마을을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플린트에게 하루에도 여러 번 계속 기계가 작동하도록 주문합니다. 플린트는 기계의 과부하를 경고하였지만 시장은 말을 듣지 않고 계속 기계에 무리를 가하게 됩니다. 그 결과 기계에서 나온 음식들이 여러 가지 재앙을 가져오게 되는데 스파게티면이 허리케인으로 변하거나 너무 커진 음식들이 사람들을 덮치기도 합니다. 심각함을 느낀 플린트는 기계를 끄기 위한 암호를 전송하지만 시장의 방해로 계속 차단됩니다. 사람들이 계속 위험에 처하자 플린트는 직접 발명한 비행체를 타고 원숭이 친구 스티브, 아기 모델이었던 바비 브렌트와 같이 하늘로 올라가게 됩니다. 플린트는 하늘에 오르기 전 아버지에게 자신의 휴대폰으로 셧 다운 코드를 전송해 달라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기계에 도달한 플린트는 코드를 전송받지만 컴퓨터를 잘 모르는 아버지는 엉뚱한 파일을 보냅니다. 그렇게 실패하는 것 같았지만 플린트는 자신의 발명품은 신발 스프레이를 이용해 기계의 음식이 나오는 출구를 막아버려 폭파시킵니다. 플린트와 친구들은 그 순간 무사히 비행체를 타고 빠져나왔고 사람들은 위험에서 구출됩니다. 지상으로 돌아온 플린트는 아버지와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전엔 무뚝뚝했던 아버지가 플린트에게 따뜻하게 마음을 표현하며 진심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섬은 평화를 되찾게 되고 플린트는 발명에 계속 매진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과한 욕심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작품에서 플린트는 매우 외로운 친구로 나옵니다. 어렸을 적부터 친구는 없었고 주위에선 항상 놀리고 따돌리기 일쑤였는데 성인이 되기까지도 외로운 삶을 살며 혼자 연구에 매진합니다. 그렇게 고생 끝 제대로 발명해 낸 음식으로 바꾸는 기계는 그동안의 설움과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플린트가 기계를 바로 멈추지 못했던 이유는 시장의 압력이 큰 이유가 있겠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플린트의 지난 과거에 대한 보상과 증명을 해냄으로써 쉽게 포기하지 못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결국 재앙을 부른다는 공식을 말하고 있는데 작품 중 시장의 탐욕스러움 뿐만 아니라 정어리만 먹던 시민들이 플린트로 인해 여러 가지 음식들을 먹게 되면서 거의 국민 영웅급으로 대우를 해줍니다. 하지만 곧 제대로 된 원인도 파악하지 않은 채 재앙에 대한 원인을 플린트에게 덮어 씌움으로써 책임 회피를 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겉으로 드러난 한 사람의 탐욕을 다루기보다는 현실의 삶에서 흔히 나타나는 공동체들의 이기심이 얼마나 악행을 낳을 수 있는가를 시사합니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에서 여러 가지 코믹하고 센스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데 기상예보를 음식예보로 바꾸어 보도한다던지 재앙의 모습이 여러 가지 음식 모양으로 닥쳐오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현실 풍자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현대의 동화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환상의 요소가 섞인 기계로 대체하고 현실에 빗대는 서사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겐 천진난만한 재미를 주고 어른들에게는 웃음 속에서 한 번쯤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니 픽처스 스튜디오의 초기 제작 애니메이션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6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전 세계적인 큰 성과를 불러들였습니다.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발랄한 애니메이션을 찾으신다면 아이와 함께 이번 주말에 꼭 시청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