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이 과학으로 대체된 엘프의 세계
보통 판타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엘프, 요정, 드워프, 오크, 마법사 등 을 떠올릴 수 있는데 모두 다 중세 유럽의 전설 및 신화를 바탕으로 전해지는 형식입니다. 2020년 픽사는 이러한 판타지 캐릭터들의 세계에서 생각을 확장시켜 제작한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을 발표하였습니다. 요정과 엘프 등 이 살아가는 세계에서도 과학 기술은 발전하고 현재의 인류처럼 눈부신 도시 사회를 이룩하게 됩니다. 그렇게 결국 마법보다는 과학이 앞서는 시대가 되게 되고 현대의 인간 들과 똑같은 생활 방식 안에서 살아가는 엘프들의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이러한 참신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픽사에 큰 영광을 가져다준 감독 댄 스캔런이 연출하였고 마블 시리즈의 주역인 톰 홀랜드와 크리스 프랫이 주인공 형제의 목소리 역을 맡았습니다. 이외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 옥타비아 스펜서와 같은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배우들도 참여하였고 픽사의 적극적인 투자와 홍보가 이루어졌었지만 이 작품도 역시 판데믹의 시절을 피해갈순 없었습니다. 비록 시기를 잘못 맞은 또 하나의 비운의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12월의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가슴 한편 따뜻한 마음으로 채우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이미 형에게서 받고 있었다
이제는 마법 보다 과학이 더 발전해 마법의 필요성이 없어져 버린 시대에서 엘프 들은 인간 사회와 같이 출근을 하고 학교를 다니며 자동차를 운전하고 세금을 내는 일반 시민들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소년 엘프 형제 이안과 발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안은 소심하고 내성적이지만 따뜻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는 소년이고 형인 발리는 온라인 게임을 즐겨하고 활발하며 외향적이지만 동생을 끔찍이도 생각하는 청년입니다. 이 두 형제의 아버지는 이미 14년 전에 세상과 이별하였고 현재는 어머니 로렐과 같이 살아가고 있는데 이안은 어렸을 적에 헤어진 아버지의 흔적을 소중히 간직하며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 로렐은 이안에게 편지와 지팡이를 주게 되는데 그것은 형제의 아버지가 이안이 14살이 되면 전해주라고 했던 유품이었습니다. 과학이 만연하고 마법이 퇴화한 시대였지만 이안의 아버지와 발리는 마법을 몰래 연구하고 있었고 그 유품은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과 단 하루 만날 수 있는 주문과 마법의 지팡이였습니다. 이렇게 이안은 유품을 이용해 아버지를 소환하기 시작하는데 마법 주문에 서툴렀던 이안은 아버지의 하반신만 소환하게 됩니다. 마법의 주문을 다시 완성해서 온전한 아버지를 소환할 수 있는 피닉스 잼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안과 발리는 이것을 찾기 위해 남은 시간 동안 모험을 떠납니다. 모험 도중 이안과 발리의 성향이 정반대라 계속 부딪히게 되는데 이안은 형인 발리의 의견대로 피닉스 잼을 찾기로 합니다. 하지만 큰 성과 없이 원래 살던 마을로 돌아와 버린 형제는 2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서로를 탓하며 싸우게 되는데 발리는 화가 나서 혼자라도 피닉스 잼을 찾아 아버지를 되돌리겠다고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발리의 흔적을 본 이안은 어릴 적부터 발리가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해 왔다는 걸 알게 되고 눈물을 흘리며 발리를 찾으러 엄마 로렐과 함께 쫓아가게 됩니다. 결국 피닉스 잼에 도착한 두 형제와 로렐은 피닉스 잼을 지키고 있는 수호자와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역부족이었지만 이안의 재치와 조력자 만티코어 여사의 활약으로 수호자를 쓰러뜨리게 됩니다. 아버지의 온전한 모습을 불러올 수 있게 되었지만 수호자의 잔해에 갇혀 이안은 벗어날 수 없었고 아버지를 만나는 걸 발리에게 양보하게 됩니다. 그래서 멀리서 발리와 아버지의 재회를 지켜보지만 발리가 이안을 대신해 모든 말을 아버지에게 전달하고 다시 아버지는 사라지게 됩니다. 모든 모험은 끝나고 이안은 마법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형제는 다시 사이좋은 형제가 되어 새로운 비행 자동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판타지 소재를 이용해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이야기하다
엘프의 인간화라는 참신한 소재의 이 작품은 중세 판타지의 전투 소재 같은 내용이 아니고 그리운 아버지를 찾아 모험을 하는 소년들의 성장스토리입니다. 처음에 포스터를 봤을 때는 조금은 낯설고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작품의 배경과 이야기를 알고 나면 너무나도 착한 형제의 모습이란 걸 알게 됩니다. 보통 픽사나 디즈니 제작사에 시도하지 않는 신파와 같은 소재를 어느 정도 사용하였다는 점과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눈물이 흐르게 합니다. 가장 환상적인 소재의 배경이지만 스토리는 가장 현실적인 우리의 삶을 잘 표현했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몰입감으로 작품을 시청하였지만 몇몇 분들은 유머러스함이 너무 빠져있고 지루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도 그럴 듯이 어벤저스에서 가장 활발하고 위트 넘치는 캐릭터를 맡았던 두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으니 생각보다는 분위기가 많이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오히려 그런 코믹함이 없어 더 좋았습니다. 평소 우리들의 삶에도 진짜 귀중한 행복의 가치는 주변에 있음에도 항상 먼 곳만을 향해 시선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그런 부분은 깨닫고 나면 늦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품은 적절한 판타지와 공감을 이용해 절대로 잊고 살아선 안될 것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볼 수 있고 진정한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당시 어려운 시대적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관객을 41만 명 동원하였고 주요 언론 및 포털 평점도 9점대로 매우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저녁시간 더 추워지고 있는 요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애니메이션 한편을 원하신다면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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