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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강아지판 트루먼 쇼 디즈니 애니메이션 볼트

by 호랑이고기 2023. 11. 21.

애니메이션 볼트의 한장면
애니메이션 볼트 중 한장면

유명 배우와 2000년대 신예 팝스타의 환상 콜라보

2008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볼트는 그 당시 꽤 국내에서 임팩트가 있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할리우드의 저명한 배우 존 트라볼타와 팝가수 마일리 사이러스의 목소리 연기 만으로도 이슈가 되었었습니다. 바이런 하워드와 크리스 윌리엄스 두 감독의 공동 연출 애니메이션으로 자신이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인 슈퍼독인 줄 알았던 강아지가 세상의 실체를 알아버리면서 강아지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장면이 굉장히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며 마음 한편을 씁쓸하게도 만드는 애니메이션입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엄청난 아이디어의 스토리 텔링 수작이라고 볼 만한 작품입니다. 홍보 포스터만 봤을 땐 그저 유머와 액션만 있는 강아지 영웅 서사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세상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눈과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색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작품의 주인공 강아지 볼트의 이름과 비슷한 존 트라볼타는 스토리와 감정에 이입되어 훌륭한 목소리 연기를 해냅니다. 그래서 더 작품에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살펴보시면 금세 어떤 애니메이션인지 알게 되실 것입니다.

애니메이션판 트루먼쇼 세상에 눈뜨다

악당에게 사로잡혀 위협을 당하고 있는 남자로부터 장면이 시작되는데 바로 주인공 강아지 볼트의 주인 페니의 아버지입니다. 볼트는 언제나처럼 악당을 무찌르고 사로잡혀 있는 페니의 아버지를 끝내 구해냅니다. 자신에게 엄청난 초능력이 진실인 줄 알고 있는 볼트는 사실 전 세계에 중계되고 있는 TV시리즈의 강아지 배우였을 뿐입니다.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볼트는 오늘도 영웅의 임무를 수행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악당에게 페니가 납치당하고 여느 때와 같이 볼트가 페니를 구하러 갑니다. 하지만 이번엔 구출이 쉽지 않아 실패하는 것으로 촬영이 종료됩니다. 이 상황이 모두 진실인 줄 아는 볼트는 페니를 끝까지 구하기 위해 촬영장 밖으로까지 나가게 되는데 실수로 한 스티로폼 상자에 떨어져 어쩔 수 없이 할리우드에서 먼 곳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세상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고 본인은 그냥 평범함 강아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고양이 미튼스, 햄스터 라이노와 가까워지게 되는데 현실은 이렇지만 볼트는 그리운 페니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같이 할리우드로 다시 돌아가는 여정을 떠납니다. 험난한 여정 끝에 겨우 도착한 할리우드 촬영장에선 그토록 그리워했던 페니에게 달려가지만 이미 페니에게는 볼트와 똑같이 생긴 다른 강아지를 가슴에 안고 있습니다. 제작진은 사라진 볼트를 대체해 다른 비슷한 강아지로 촬영을 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페니의 사랑도 모두 연기였다고 생각한 볼트는 실망하고 떠나려 하는데 대체 배역이었던 강아지의 실수로 페니가 실제로 화재의 위험으로 빠지는 상황이 됩니다. 볼트는 목숨을 걸고 불속에 뛰어들어 쓰러져 있는 페니를 구해 내지만 빠져나온 후 바로 기절하게 됩니다. 드라마의 제작자는 이 에피소드를 드라마에 넣자고 하자 화가 난 페니의 가족은 더 이상 촬영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볼트와 두 친구 그리고 페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곳에서 볼트는 현실적 강아지의 삶을 살며 모두 행복한 모습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역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 애니메이션 볼트

볼트가 할리우드 촬영장 밖으로 나와 마주하는 순간은 영화 트루먼쇼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충격을 먹은 볼트는 차갑고 냉정한 현실의 사람들과 본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 힘든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광경으로 혼란을 겪습니다. 이 장면은 마치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던 껍질을 깨고 나오는 각성의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각성의 장면은 더 업그레이드된 힘이나 정신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됩니다만 볼트의 각성은 자신의 정체성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이 포인트야 말로 다른 전형적 프레임의 애니메이션과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른들에게는 겸손과 용기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아이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교훈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세계적 팝스타가 된 마일리 사이러스의 아직 앳된 목소리를 들어 볼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를 떠난 볼트가 도시에서 만나는 친구들의 캐릭터는 디즈니에서 흔히 활용하는 주변인물 캐릭터의 요소라 조금은 식상한 느낌이라고 볼순 있습니다. 하지만 미튼스와 라이노의 익살스럽고 귀여운 연출과 대사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 시퀀스로 작품에 몰입감가 생기를 불어넣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 강렬한 색감과 생동감을 자랑하는 액션씬은 지금 봐도 역동적이고 화려한 연출을 자랑합니다. 이 영화는 디즈니의 전통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 당시만 해도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은 활성화되지 않았었고 본격적인 3D 애니메이션 제작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 2D 애니메이션의 연속 흥행 참패로 다소 움츠러져 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활보를 개척했다고 할 정도로 북미와 함께 전 세계적 흥행을 가져왔으며 마일리 사이러스가 직접 부른 OST I thought I lost you는 골든 글러브 수상엔 실패했지만 꽤 오랫동안 차트를 차지하였습니다. 로튼토마토 지수 89%, 메타 크리틱 점수 8.4로 평점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았으며 국내에선 75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하였으니 말 그대로 침체되어 있던 디즈니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지금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애니메이션 볼트 그 당시의 바이브를 느껴보며 편안하게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