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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그냥 코끼리 애니메이션인 줄 알고 보면 놀랄걸? 호튼

by 호랑이고기 2023. 11. 22.

애니메이션 호튼 중 한장면
애니메이션 호튼 중 한장면

포스터만 믿고 보다간 큰코다칠만한 이야기 호튼

가끔씩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우주의 먼지보다도 못한 작은 존재라고 생각이 들면 정말 아찔 하다가도 겸허해집니다. 2008년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호튼은 닥터 수스라는 미국의 고전 동화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기존 애니메이션의 작품 소재와는 매우 다른 기발한 소재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코끼리가 등장하는 포스터를 보면 얼핏 코끼리 덤보를 떠올릴 수 있으나 애니메이션 호튼은 더 작은 세상의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다 같은 중요한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 이야기입니다. 너무나도 착하고 세심함이 넘치는 코끼리 호튼의 목소리를 당대 최고의 배우 짐 캐리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티끌 과도 같은 작은 마을의 시장 역에는 배우 스티브 카렐이 맡았습니다. 두 배우 모두 코미디 작품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배우로서 에너지 넘치고 밝은 기운의 음성으로 관객들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그리고 시장의 아들 죠죠 역할로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해진 배우 세스 로건이 맡아 그의 데뷔 초기의 목소리를 느껴 볼 수 있습니다. 호튼은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 두 편이 모두 성공한 후 한껏 힘을 받은 블루스카이의 4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써 투자된 제작비의 3 배이상 수익 성과를 기록하였고 아이스 에이지 외의 스토리 텔링 에도 역량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기념비적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작은 곳에도 생명들이 살고 있어요

오늘도 평화로운 숲 속 마을에서 착하고 사랑스러운 코끼리 호튼이 길을 거닐고 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알 수 없는 작은 소리에 신경을 집중하게 되는데 잔디밭 한구석 민들레 홀씨처럼 생긴 작은 식물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알아챕니다. 소리에 굉장히 예민한 호튼은 이 작은 식물 안에도 생명들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숲 속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게 됩니다. 하지만 숲 속 동물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콧방귀도 안 뀌었고 특히 마을의 리더 격이었던 캥거루 여사는 호튼이 허튼소리를 한다며 야단을 쳤습니다. 하지만 호튼은 여전히 그 작은 식물 안에는 생명들이 살고 있다고 믿으며 소중하게 보호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식물 속 작은 세상엔 누군가 마을이라고 불리는 도시가 존재하고 있는데 그 도시엔 여러 동물들이 살고 있으며 그중 시장도 선출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마을 시장은 요즘 사춘기 아들 죠죠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죠죠의 교육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때 마을의 고장 난 배관에서 우연히 호튼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호튼과 대화를 하기 시작한 시장은 누군가 마을이 아주 작은 식물 속에 있는 것이라고 전해 듣고 현재 외부 세계에서 캥거루 여사 일당이 이 식물을 없애려고 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 사실을 시장이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지만 그 마을 사람들도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 그 후 캥거루 여사의 공격으로 호튼이 식물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끝까지 마을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며칠을 밤새어가며 결국 식물을 찾아내고 맙니다. 하지만 다시 캥거루 여사가 그걸 발견하고 바로 빼앗아 끓는 물속에 던져버리려고 하는데 마을 안에서도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인지한 사람들이 모두 살려달라고 소리칩니다. 그 순간 캥거루 여사의 아기집 안에 있던 캥거루 아기가 이 소리를 듣고 떨어지는 식물을 낚아챕니다. 캥거루 아기가 식물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하니 모든 숲 속에 생명들과 엄마 캥거루 여사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게 된 숲 속 마을 동물들과 누군가 마을 시민들은 서로 협력하며 지내게 되었고 호튼은 시장과 매우 친한 사이가 되어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인류 역사와 우주의 크기까지 생각하게 하는 애니메이션

호튼을 통해 인류사의 과학적 새로운 발견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인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구는 평평하다고 믿어 왔고 세상의 끝엔 낭떠러지가 있다고 믿었으며 해 와 달이 같이 공존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선견지명이 있던 과학자들은 지구는 둥글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으며 중력이 있다는 걸 발견했으며 이 세상은 지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오히려 핍박을 받을 뿐이었습니다. 호튼이 찾은 누군가 마을은 마치 인류사의 그러한 발전 과정을 함축해 놓은 것과 같습니다. 숲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해프닝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합니다. 만약 인류가 저 누군가 마을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지는 않겠지만 호튼은 아이들에게 충분히 그 질문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매력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짐 캐리와 스티브 카렐이라는 코미디 배우가 연기했지만 오히려 코믹한 요소는 많이 보이지 않고 그 상황 안에서 표현하는 캐릭터의 특성을 진정성 있게 연기하였습니다. 호튼의 가장 매력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외부 동물들에게 알리기 위해 시장의 아들 죠죠가 마을의 모든 악기들을 소리 내는 장면 그리고 캥거루 여사의 아들이 떨어지는 마을의 소리를 들어서 캐치하는 장면, 그리고 끝까지 호튼을 믿어주고 어두울 수 있는 분위기를 유머러스 함으로 이끌어주는 친구들 과의 장면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어느 하나 작은 생명이라도 소중히 여겨한다는 것과 어느 누군가의 작은 주장이라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줍니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최근에 개봉되는 애니메이션에 못지않게 퀄리티가 좋으므로 아이들에게도 좋은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꼭 같이 시청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