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의 명성을 이어간 신카이 마코토 감독
2023년 3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되었습니다. 이전 작품 너의 이름은 이 대성공 후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화려한 색채감과 디테일한 풍경묘사 그리고 환상과 현실의 실제 사건을 조화시키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만의 특별한 스토리 텔링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의 국내 히트에 힘입어 이번 연도 초반부터 매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였으며 그와 관련 프로모션과 행사가 치러지기도 했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그 외에 일본 내에서 일어난 여러 재난재해 사건을 관련시켜 한 소녀의 잊었던 과거와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작품 내에서 등장한 미남 주인공 소타는 극 중 거의 70%를 한쪽 다리가 망가진 작은 의자로 등장하며 귀여운 움직임과 표현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재난의 시작인 재난을 막는 봉인석 고양이인 다이진 캐릭터도 굉장히 인기를 얻었는데 소타 의자와 다이진 굿즈의 판매량이 국내에서 아주 높은 편이었다고 합니다. 주인공 스즈메가 사랑하는 소타를 찾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지진 피해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도시를 누비는 모습은 관객으로부터 순수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각 지역의 색채를 가진 풍경의 모습은 시각적인 휴식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로맨스와 판타지 그리고 실제 현실의 조화
일본의 남쪽 지역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여고생 스즈메는 어렸을 적 지진으로 어머니를 여의고 30대인 이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과 다름없이 학교에 등교하던 중 엄청 잘생긴 외모의 소타라는 청년을 만나게 되는데 근처에 사고로 폐허가 된 곳이 있는지 스즈메에게 묻습니다. 얼떨결에 이전 지진으로 폐허가 된 장소를 알려주고 헤어지게 되는데 스즈메는 알 수 없는 강한 끌림에 그 소타라는 청년을 그 장소로 찾아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소타는 보이지 않고 폐허 중심에 작은 돌석상이 있었는데 무심코 뽑아버리고 맙니다. 그러자 그곳에 남아있던 부서진 문에서 미미즈 라고 하는 지진 괴물이 흘러 나오게 되는데 갑자기 나타난 소타와 함께 겨우 그 문을 막아 재난을 막아냅니다. 그 와중에 부상을 입은 소타를 집으로 데려와 치료해 주던 중 다이진이라는 묘한 분위기의 고양이가 방으로 와 스즈메는 좋지만 하지만 소타는 방해된다며 소타를 방에 있던 다리 한쪽이 부서진 의자로 변해버리게 합니다. 그 다이진이라는 고양이는 아까 전 스즈메가 폐허에서 뽑았던 돌석상이었는데 그 돌석상은 지구의 남과 북으로 한 곳 씩 박혀 재난을 막아주던 봉인석이었습니다. 다이진은 도망가버리고 가문 대대로 재난을 막는 게 가업이었던 소타는 의자가 된 채로 다이진을 쫓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소타는 다이진을 쫓고 스즈메는 소타를 추적하는 여정이 시작되는데 여러 가지 마을과 도시에 머무르게 됩니다. 첫 번째는 소타와 같이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작은 농촌마을이었는데 귤농장 농부의 딸과 친해지게 되고 그 친구의 도움으로 폐교에서 흘러나오는 미미즈를 소타와 함께 막아내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다이진을 쫓아 두 번째 도시를 들르게 되는데 한 주점 마담에게 잘 보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마당의 아이들을 돌보며 지내다가 다시 한번 소타와 놀이공원에서 미미즈를 막아내게 됩니다. 다시 다이진을 따라 이동한 곳은 일본의 동쪽 대도시였는데 그곳에선 미미즈가 거의 다 흘러나오기 직전에 막아내게 되는데 그 과정 중에 소타는 본인이 그 돌석상의 임무를 해야 된 다는 것을 깨닫고 스즈메에게 자신을 그곳에 다시 꼽아달라고 합니다. 눈물을 머금고 사랑하는 사람을 봉인석으로 꽂아놓고 소타의 집으로 향하던 스즈메는 우연히 소타의 할아버지가 병원에 있다는 걸 알고 할아버지에게 소타의 가문과 그를 구할 수 있는 뒷문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그렇게 스즈메는 무작정 만반의 준비를 하고 소타를 구하기 위해 원래 스즈메가 살던 집 폐허로 가게 되는데 스즈메를 걱정하던 이모와 소타의 친구 그리고 다이진까지 함께 가게 됩니다. 가던 여정 중에 이모를 통해 예전 사고 때의 진실을 알게 되고 도착한 집의 폐허에서 꿈속의 엄마를 만나게 되고 모든 오해를 풀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다이진을 봉인석으로 돌려놓고 소타를 구해서 나오게 되며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희망을 잃지 말고 꿋꿋이 살아가렴 스즈메
마지막 스즈메가 엄마를 만났던 순간 엄마는 희망을 버리지 말고 꿋꿋이 살아가라고 눈물로 말한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대사는 신카이 마코토가 전하고 싶어 했던 핵심적인 의미라고 할 수 있으며 모든 재난 재해로 가족을 잃거나 상처를 입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즈메가 지나쳐간 마을과 도시들은 모두 일본 내에서 실제로 지진 및 재난 사고가 일어났던 지역이며 환상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도 관객들은 실제로 사람들이 겪었던 아픔들을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밖으로 나오려는 미미즈를 혼신의 힘을 다해 막으려는 스즈메와 소타를 보면서 아마 자신들도 할 수만 있다면 그 사고들을 막고 싶다는 공감을 일으키게 하였을 것입니다. 굉장히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각자의 에피소드가 정말 재미있고 몰입을 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습니다. 그리고 사춘기인 스즈메와 싱글맘처럼 고충을 겪으며 스즈메를 키워내고 있는 이모와의 다툼씬은 특히 공감을 자아내게 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국내에서 자그마치 557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였으며 인기에 힘입어 소설책으로도 발행이 되었습니다. 평론가들의 평점은 다소 낮게 측정되었는데 아무래도 긴 러닝타임의 이야기 전개가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만의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했으며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몰입도가 있습니다. 아직 못 보신 분이 있다면 이번 주말엔 꼭 시간을 비워두고 보시는 걸 추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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