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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어른들을 위한 숨겨진 픽사의 힐링 애니메이션 업

by 호랑이고기 2023. 11. 21.

애니메이션 업 중 한장면
애니메이션 업 중 한장면

현실의 소재로 시작해 환상으로 끝나는 이야기 애니메이션 업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을 선사하는 픽사의 작품이 있습니다. 2009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업입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미국에 있었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조금은 현실을 풍자하는 느낌도 있지만 결국엔 칼 할아버지와 그의 부인 엘리에 대한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늙었지만 두 남녀의 사랑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넘어 무엇이 진정한 사랑과 행복인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않아서 인지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작품의 여운이 남는 명대사와 각 장면이 보여주는 감동의 시퀀스는 아직도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누구나 젊은 시절이 있고 노년의 시절이 있습니다. 누구나 진정한 평생의 사랑을 꿈꾸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 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 주위에 있는 노년의 어르신들도 그런 젊은 시절과 사랑의 계절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애니메이션 업 은 다시 한번 부모님과 주변의 인물들을 돌아보게 하는 따뜻하고 순수한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의 5분

칼과 엘리는 어렸을 적부터 소꿉친구로 같이 자라나 성인이 되어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모든 역경을 잘 헤쳐나가며 사랑의 힘을 키워가던 칼과 엘리는 평생의 꿈은 남미의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는 것을 꿈꿉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그렇게 세월은 흘러 칼과 엘리는 노년이 되어서야 겨우 비행기 표를 구해 폭포로 가게 되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엘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게 되고 칼은 혼자 집에 남겨지게 됩니다. 그렇게 칼이엘리 없는 외로운 삶을 살고 있을 때 그의 집 블록이 재개발 대상이라고 전해 듣습니다. 큰 관광지를 만들려고 하는 건설사의 압박은 칼에게 큰 금액과 함께 떠날 것을 요청하지만 칼은 엘리와의 추억이 남긴 집을 떠날 수 없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집배원을 건설사 직원으로 오해해 그에게 공격적으로 대하는데 이 일로 법적 책임을 겨우 면하고 강제로 집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칼은 엘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집 자체를 여러 개 풍선으로 띄워 파라다이스 폭포까지 갈 계획을 세웁니다. 수많은 풍선을 연결시켜 드디어 집을 띄우는 데 성공한 칼은 이제 방향을 폭포로 가려고 하는데 러셀이라고 하는 소년이 집에 몰래 들어온 걸 확인합니다. 모험심이 강했던 이 소년을 지금 공중에서 던져버릴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목적지까지 함께하게 됩니다. 폭포 인근에 다다랐을 때 케빈이라는 새를 만나게 되는데 러셀은 이 새와 금세 친해지고 이 둘은 계속 칼을 따라다니게 됩니다. 칼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러셀 케빈 더그라는 강아지까지 모두 내쫓게 되고 목적지에 홀로 도착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엘리 없이 폭포를 맞이한 칼은 허망한 기분을 느끼며 엘리의 사진첩을 열어보게 되는데 사진첩엔 엘리가 떠나기 전 그동안의 모험 즐거웠으니 이제 새로운 여행을 떠나라는 글귀를 새겨놓은 걸 확인합니다. 그때서야 칼은 지금까지의 추억 때문에 아무것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다시 러셀과 케빈 더그를 찾아내게 됩니다. 칼과 러셀은 할아버지와 손자 같은 사이가 되고 케빈과 더그와 같이 행복하게 지내게 되는데 칼의 집이 남아있는 풍선이 모두 소진되어 원래 엘리와 가려고 했던 그곳에 안착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과거에 묶여있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애니메이션 업 처음에 나오는 칼과 엘리의 젊은 시절부터의 회상 씬은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의 5분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칼과 엘리가 어렸을 적부터 성장 후 결혼 하고 노년에 엘리가 떠나고 혼자 남은 칼을 보여주기까지 단 5분이라는 시간으로 가슴 한쪽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이것은 아마 디즈니와 드림웍스 픽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시도하는 인생에 대한 진지한 회상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후 진행되는 스토리는 현실과 비현실의 조화가 이루어지며 관객에게 진정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게 합니다. 작품 초반까지 재개발과 떠나지 않으려는 자의 지극히 현실적 스토리 전개가 보이고 칼이 집에 풍선을 달아 폭포로 떠나는 장면 또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전개가 진행됩니다. 사실 집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는 사람들은 그런 상상을 해봤을 법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음악연출을 맡은 마이클 지아키노의 음악은 칼과 엘린이 나오는 씬에서 더욱더 빛을 발합니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소박한 사운드 그리고 너무 슬프진 않지만 서정적인 멜로디라인이 부부의 지난 시간을 더 가슴 아프게 공감을 만들어 냅니다. 결국 애니메이션 업은 끝까지 칼에 대한 배려를 놓지 않았던 엘리의 사랑으로 칼에게 과거에서 벗어나 다시 새로운 시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엔딩으로 가게 되는데 이 부분이 업에서 말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느껴집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지난날에 얽매여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며 그 누구에게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입니다. 국내에선 네이퍼 평점 9.34를 받으며 매우 좋은 평가를 얻어 내었고 관객수도 103만 명이라는 성과를 내게 됩니다. 애니메이션 업은 작품성과 관객수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 업은 그야말로 알지 못했던 보석 같은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힐링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꼭 시간이 되실 때 찾아서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