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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남편 잘못 만나 고생인 여대생의 엄마 되기 늑대아이

by 호랑이고기 2023. 11. 5.

늑대아이
늑대아이

엄마와 두 아이 세 사람 모두의 성장 스토리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은 여러 가지 명작들이 있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작품이 있는데 바로 늑대아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늑대아이는 2012년 개봉한 일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큰 흥행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지만 한번 보면 마음에 여운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늑대 아이는 사랑과 희생,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인간의 이야기가 아닌 늑대의 성장기로 표현합니다. 이 과정안에선 자연에 대한 위대함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어떠한 연관이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잔잔한 시골 농촌 마을의 배경과 일본 전통 가옥에 대해 그려지는 소소한 작화법, 환상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왠지 실제로 있을법한 연출과 대화내용은 현실적으로 관객들이 공감하게 만들어 줍니다. 늑대아이의 중심적인 이야기는 늑대와 인간의 모습을 두 가지 가지고 있는 두 아이의 성장 스토리가 핵심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아이의 엄마 하나가 젊은 나이부터 아이들을 양육하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모습은 우리 부모님들의 젊었을 적 모습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스토리에 몰입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본 장편 애니메이션 중 꼭 빼놓을 수 없는 작품 늑대 아이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본성을 감추며 살 것인가 받아들이며 살 것인가

코스모스가 필 때 태어났다고 해서 꽃이라는 단어로 이름이 붙여진 여대생 하나는 여러 가지 청강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어쩐지 오묘한 분위기의 한 남자 학생을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사랑에 빠진 둘은 대학도 졸업하고 열심히 일하며 부부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남자는 본인이 사실은 늑대라고 고백합니다. 10년 전 일본에서 멸종된 늑대의 마지막 후손이라고 하는데 둘의 사랑에는 전혀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키워가다 하나는 임신을 하게 되고 하나의 건강을 위해 사냥을 하러 간 남자는 사고로 죽게 됩니다. 하나는 슬펐지만 아이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두 아이를 데리고 시골로 내려갑니다. 그곳에서 집을 구해 늑대와 인간의 습성이 모두 있는 아이들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늑대인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사람들과 접촉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데 처음엔 농경지를 닦는 일과 집을 수리하는 일 등 모든 일이 쉽지 않았지만 주변 농민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적응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시간이 어느덧 흘러 아이들은 성장했고 누나인 유키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지만 남동생 아메는 늘 학교에서 소외되고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흘러 어느덧 청소년이 된 아메는 산에서 여우 산신령을 알게 되고 본인의 본성대로 행동하며 집으로 점차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계속 집에 오지 않는 아메를 찾기 위해 하나는 비가 오는 중에도 산속을 헤매지만 기절하고 맙니다. 그때 남편인 그가 꿈속에서 나타나 아이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하며 아메가 아버지와 같은 늑대의 삶을 선택했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아메는 산을 지키는 수호령 늑대가 되고 유키는 늑대의 본성을 숨긴 채 성숙한 아가씨로 성장하고 하나도 한 어머니로서 삶을 열심히 살아내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누구나 부모의 삶은 처음이다

늑대아이에서는 하나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하나의 모습을 통해 처음 아이를 키워나가는 과정이 잘 나타나는데 모든 것이 순탄치 않지만 울고만 있지 않고 강한 어머니로서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누구나 부모로서의 삶은 처음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아이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서도 성장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연약하고 청순하기만 했던 여대생이 강한 두 아이의 어머니로 변해가는 과정은 가슴 한쪽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화적 특징은 자연에 대한 풍경이나 마을의 모습등에 대해 굉장히 실감적이면서 서정적인 연출을 한다는 것입니다. BGM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소리를 응용한 사운드는 마치 시골농촌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 줍니다. 유키가 자라남에 따라 자신의 본성을 때때로 드러나지만 인간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항상 화내기나 흥분하는 것을 자제합니다. 그 과정 중에 학교에서 받는 상처도 있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늑대소녀에서 한 소녀로 성장하는 심리적 갈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키가 일반적인 사람들의 유년 과정을 비유하듯 보여주는 반면 아메의 모습은 애초부터 인간들과는 어울리려 하지 않고 본능에 충실하며 진정한 자신의 길이 무엇인지 점차 알아가게 됩니다. 이 둘의 모습은 운명론에 대한 고찰을 두 아이의 대비적인 이야기로 표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국제적인 흥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외적인 평가는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로튼토마토 지수 95%, 메타크리틱 점수 8.1로 북미 지역의 작품적인 평가가 꽤 좋은 편입니다. 국내에선 34만 명의 다소 저조한 흥행성적이지만 네이버 평점 9.36을 기록하고 있어 분명히 볼만한 가치가 있음을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 작품에 대한 마니아가 아니라면 보지 못하신 분들도 많이 있으실 겁니다. 이 작품은 훌륭한 자연 풍경에 대한 묘사로 시각적 치유와 힐링을 충분히 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니 시간이 되실 때 꼭 한 번쯤은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