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세대교체
국내외 모두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대부분 지브리 스튜디오를 떠올릴 것입니다. 2017년 그때도 다르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만 한 애니메이션의 히트로 그 방향을 틀게 됩니다. 그것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세계에서 신카이 마코토라는 감독의 세계로 시선이 옮겨가는 시작점이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2017년에 발표한 너의 이름은 은 일본 본토에서 뿐만 아니라 특히 국내에서 대히트를 기록했는데 이 작품은 현실세계에 있을법한 사건과 환상적인 로맨스를 결합해 감성을 자극한 세밀한 작화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두 남녀의 시간차를 둔 운명적인 엇갈림은 대한민국 드라마 로맨스 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시나리오 구성과 어느 정도 닮아있다고 느꼈는데 이점이 아무래도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중요한 요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찌 보면 남녀의 몸이 뒤바뀌고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벌어지는 해프닝 같은 소재는 다른 여러 영화, 애니메이션에도 무수히 다룬 시퀀스 이기 때문에 다소 익숙하거나 피로감을 느낄만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의 이름은 은 그 익숙한 소재를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게 감각적으로 다루었으며 오히려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애절함을 더 깊이 느끼게 하는 스토리 텔링을 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이 훌륭한 애니메이션에 대해 말씀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식상한 소재로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다니
산골마을 이토모리에 살고 있는 미츠하는 대대로 내려오는 무녀집안의 장손녀이며 아버지는 이토모리현의 현감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도시 도쿄에 살고 있는 타키는 작가를 몇십 년째 꿈꾸고 있는 아버지와 살고 있는데 아주 착하고 공부도 잘하며 집안일도 도맡아 하고 살고 있는 소년입니다. 어느 날 이 둘의 몸이 바뀐 생활의 꿈을 꾸었다 깨어났는데 너무나도 실감 나서 이상한 기분을 느낍니다. 단지 꿈일 거라고 생각했던 그 현상은 일주일에 세 번씩 연속으로 일어났고 미츠하는 타키로 타키는 미츠하로 살면서 잘 버텨내야 했습니다. 그러다 서로에 대한 정보를 하나둘 알아가고 메모를 주고받으면서 친해지게 되는데 미츠하의 몸으로 있던 중 타키는 미츠하의 시간이 3년 전 혜성 충돌로 마을 하나가 사라져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그곳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렇게 몸이 바뀌는 현상이 계속해서 일어나던 중 1200년 만에 관측되는 혜성이 다가오던 날 미츠하는 무녀로서 마을 축제에 참가합니다. 그 뒤로 더 이상 몸이 바뀌지 않는데 타키는 미츠하에게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미츠하와 그곳을 구해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그 마을은 혜성충돌로 지금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미 3년 전에 미츠하는 죽고 마을사람들도 모두 죽었다는 걸 알게 된 타키는 미츠하 가문에서 만든 술을 마시면 다시 몸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알게되어 술을 마시고 미츠하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마을의 재난을 막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혜성충돌은 운명처럼 막을 수 없었고 그 순간 빛도 아니고 어둠도 아닌 어느 곳 어느 시간도 아닌 환상의 중간계에서 둘은 같은 곳에서 만나게 되고 잊지 않기 위해 서로의 손에 이름을 새기려는 순간 미츠하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혜성에서 갈라져 나온 유성들이 이토모리를 덮치고 사건은 그대로 일어납니다. 모든 기억이 사라진 후 어느덧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된 타키는 일상처럼 어느 계단을 올라가다가 어느 여자를 스쳐가게 되는데 서로에게 뭔가 익숙함을 눈치채고 뒤를 돌아보며 너의 이름은 이라고 외치며 이야기는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됩니다.
현실세계를 지적하며 사랑의 감성도 말하는 너의 이름은
무엇보다도 너의 이름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과는 비슷하면서도 확실히 다른 포인트가 있습니다. 마치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배경의 세밀한 작화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치밀한 배경구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각 프레임마다 실제 일본 시골 도시 농촌등의 사진을 배경으로 거의 흡사하게 활용하였으며 색과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별명과 같이 작품 내의 명암 대비와 빛을 그려내는 작화법은 정말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에서 어떻게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말을 빌리면 아름답고 장대한 세계에서 스쳐 지나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를 잊지 않기 위해, 소중한 인연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우리의 모습을 지키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고 합니다. 재난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막지 못했던 인간의 이기심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실제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목격하고 있는 현상들입니다.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가슴 절절한 운명적인 사랑을 녹여낸 최고의 시나리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너의 이름은 스토리 텔링에 감동의 더 배가 시킨 요인은 작품 전체 음악 감독을 맡은 레드윔프스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 선율이 주는 감성적 터치에서부터 록 음악을 오가는 장르의 OST는 작품의 다이내믹에 생동력을 불어넣습니다. 소년 같으면서도 나지막이 내뱉는 가사의 목소리는 작품의 배경과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너의 이름은 을 보고 그 여운을 더 간직하고 싶은 분들은 꼭 따로 OST를 앨범으로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너의 이름 은은 메타크리틱 점수 8.8, 로튼토마토지수 98%로 매우 좋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앞서 말했던 식상할 수 있는 타임라인 소재를 이렇듯 로맨틱한 소재로 긴장감 있게 활용한 부분이 참신성 부분에서 많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국내에선 386만 명이라는 관객을 불러들였으며 네이버 평점 9.01을 자랑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 의 성공으로 이후 2023년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작품을 내놓으며 확실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까지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시간을 내셔서 한번 보시길 추천드리며 건조해진 마음을 달래길 원하는 분들은 너의 이름은으로 다시 한번 가슴에 단비를 주는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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