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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타임리프 소재 작품의 클래식이 된 시간을 달리는 소녀

by 호랑이고기 2023. 11. 3.

시간을 달리는 소녀 중 한장면
시간을 달리는 소녀 중 한장면

소리 없이 명작 반열에 오른 애니메이션

타임리프 소재의 작품들 중 영화와 애니메이션 드라마 통 들어서 하나의 수작으로 꼽히는 것이 있다면 아마 이 작품일 것입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2007년 애니메이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그 당시 다소 침체되어 있던 일본 장편 애니메이션 시장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은 작품이 됩니다. 평범한 소녀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장치가 생겨 일어나는 에피소드로 긴박감 있는 사건 연출과 인물의 심리 묘사,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일본 시내의 배경이 일품인 애니메이션입니다. 이후 2019년 애니메이션의 명성을 타고 영화로도 제작되게 되는데 그렇게 큰 성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감정선과 인물표현은 현실로 그리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주인공 마코토 목소리 역할을 일본 유명배우 나카 리이사가, 해외판 영어 더빙에서는 에밀리 허스트가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단순히 타임리프라는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이루어질 수 없을 듯한 사랑에 대한 애절함과 인간애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걸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제목으로 만도 여러 가지 패러디와 응용 창작물이 무수히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다시 한번 이 명작 애니메이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평범한 일상과 SF의 결합 그리고 애절한 로맨스

주인공 마코토는 17살 고등학생 소녀입니다. 매일 늦잠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친구들과 쾌활하게 지내는 평범한 소녀입니다. 평소처럼 자전거 덕분에 겨우 지각을 면하고 등교를 했던 날이었지만 그날은 뭔가 운이 풀리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쪽지시험과 가사시간에 화재를 낼뻔하기도 하고 걸어가던 중 덩치 큰 남자아이에게 깔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이상한 하루를 보내는 마코토는 이전과 같이 절친인 남사친 치아키와 고스케와 캐치볼을 합니다. 그날 방과 후 마코토는 과제를 수거하기 위해 과학실로 가게 되는데 우연히 신원미상의 인물을 만나 놀라게 됩니다. 그 순간 넘어지며 작은 호두 같은 물건을 건드리게 되는데 그 뒤부터 팔에 시간을 표기하는 숫자가 새겨집니다. 이 호두 같은 물체는 타임리프 장치였습니다. 그날 오후 마코토는 일진이 안 좋은 걸 투정하며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는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기차 건널목에서 멈추지 못해 기차와 충돌직전 갑자기 다시 하교하기 직전으로 돌아갑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장치라는 걸 알게 된 마코토는 높게 뛰어서 떨어지면 시간을 돌릴 수 있다는 방법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요긴하게 장치를 쓰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치아키가 감춰두었던 마음을 마코토에게 고백합니다. 친구사이였던 마코토는 그 마음이 부담스러워 치아키가 고백하기 전으로 시간을 돌리게 되고 사이는 조금씩 어색해지고 멀어지게 됩니다. 어느 날 고스케와 그의 여자친구가 이전에 마코토가 사고 날뻔한 기차 건널목에서 똑같이 브레이크 미작동으로 사고 나기 직전에 처합니다. 그때 마코토는 시간을 되돌리려 했으나 이미 시간을 다 써버린 상태였고 자포자기하던 때 갑자기 시간이 멈추게 됩니다. 그때 뒤에는 치아키가 있었는데 치아키는 원래 미래에서 온 사람이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된 세계에서 왔습니다. 그 시대에는 없는 그림을 보기 위해 과거로 돌아왔는데 목적을 달성했으나 마코토, 고스케와 노는 것이 너무 즐거워 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치아키는 고스케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 남은 회기 타임을 써버린 상태였고 일반 사람에게 미래인이라는 걸 들키게 된 치아키는 소멸되게 됩니다. 치아키가 사라진 후 마코토는 자신이 치아키를 좋아했었다는 걸 알게 되고 소진되었던 시간이 다시 1번의 횟수가 생겨 다시 치아키가 있는 과거로 돌아갑니다. 치아키를 만나 모든 것을 설명하자 치아키는 미래에도 자신이 찾던 그림이 사라지지 않게 잘 보존해 달라는 부탁하고 미래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래에서 기다릴게 라며 말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누구나 첫사랑은 있었다 다만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가장 큰 매력은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이는 일본 시내와 마을의 배경에서 조용한 긴박감을 준다는 것입니다. 정해져 있는 타임리프의 횟수 그리고 일어나는 사건들은 세계를 뒤흔들만한 큰 사건은 아니지만 충분히 관객에게 긴박감을 주며 가까운 사람을 구하려는 마음에 공감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마코토와 치아키 고스케의 친구사이를 생각하며 정말 순수한 우정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결국에 치아키는 미래인이고 마코토를 사랑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에 마코토와 같이 마음속으로 눈물 흘리게 합니다. 사실 학창 시절 사랑의 감정에 대해 많이 서툴 때 누구나 우정인지 사랑인지 구분할 수 없었던 시절은 있었을 것입니다. 사랑인지 알았어도 용기를 내지 못했던 이도 있었고 용기는 있으나 사랑인지 확신하지 못했던 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평화로운 학교 운동장과 친구들 친숙한 동네 이미지는 타국임에도 한국의 여느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작품에서 긴박감과 첫사랑의 감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BGM은 현재 까지도 많이들 찾고 있는 애니메이션 OST가 됩니다. 로튼토마토 지수 88%, IMDb에서는 7.7점의 평점을 받았는데 로튼토마토 지수 같은 경우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개봉했을 때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던 평점 시스템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평가를 한 것으로 추측되며 다소 참신성 부분에선 타임리프 소재의 익숙함으로 인해 생각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 같습니다. 국내에선 신기할 정도로 관객수가 적었는데 9만 명만 집계되었으며 네이버 평점은 9.43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아마 사회적 이슈보다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자체가 국내엔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일본 장편 애니메이션에는 숨어있는 명작들이 많습니다. 과거의 수작들을 한 번씩 꺼내보는 것도 추천드리며 특히 이 작품을 안 보셨다면 이번 주말엔 식사와 함께 편안하게 감상해 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