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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

지금 봐도 참신한 시도의 애니메이션 썸머워즈

by 호랑이고기 2023. 11. 8.

썸머워즈
썸머워즈

전통 일본 애니메이션과 디지털 세계의 새로운 조합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의 특징은 평범한 일상이나 시골풍경에서 전혀 어울리지 못할 법한 SF적인 요소나 디지털 판타지 같은 요소를 잘 조합해 새로운 스토리 텔링을 해낸다는 점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의 타임리프와 같이 2009년 개봉한 썸머워즈는 정겨운 시골 대가족의 풍경과 게임 속 가상현실이라는 소재를 잘 배합해 새로운 에피소드를 이야기합니다. 당시 2009년은 요즘처럼 메타버스, 가상현실에 대한 개념이 활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일본 애니메이션의 작화법에서 디지털 3D 일러스트 기법이 돋보이는 액션은 보수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이해 정겨움을 말하는 동시에 게임 속의 스타일리시 함과 승부욕을 한 번에 느껴볼 수 있습니다. 작품 속 게임 캐릭터로 등장하는 킹 카자마는 카리스마 있는 토끼 파이터로 꽤 인기가 있었으며 굿즈로도 많은 매출을 생산해 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2010년경 당시의 IT 장비와 휴대폰 등을 다시 한번 눈여겨보게 되는 재미도 같이 느낄 수 있습니다. 정겨운 시골 풍경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속 치열한 전투를 그린 애니메이션 썸머워즈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용한 시골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온라인 전쟁

고등학교 수학 천재인 켄지는 선배인 나츠키를 짝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켄지는 수학에 대해선 두말할 나위 없는 수재 이지지만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라 고백은 꿈도 못 꾸는 소년이었습니다. 세계는 OZ라는 온라인 통신망 가상현실 시스템을 통해 게임뿐만 아니라 세금, 물건 주문, 부동산 거래 등등 거의 대부분의 경제 활동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켄지는 친구 사쿠마와 함께 OZ 시스템을 관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나츠키 선배의 고향 시골집으로 초대를 받게 됩니다. 그저 평범한 친구라는 자격으로 초대를 받은 줄 알았던 켄지는 나츠키에게 남자친구의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받습니다. 켄지는 소심한 성격에 어렵지만 부탁을 수긍하게 됩니다. 나츠키 할머니의 90세 생신을 맞아 초대되었던 켄지는 할머니로부터 약혼을 하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나츠키는 켄지를 명문가 출신의 해외유학파 재원이라고 소개했던지라 나츠키의 대가족은 켄지에게 굉장히 호기심을 많이 갖습니다. 그렇게 나츠키의 대가족과 여름방학 며칠 보내고 있던 중 나츠키의 사촌인 카즈마를 알게 되는데 카즈마는 OZ상에서 최강 캐릭터인 킹 카즈마의 주인이었습니다. OZ에서 갑자기 생겨난 AI 버그 캐릭터가 여러 캐릭터들을 삼키며 시스템 자체를 망가뜨리려고 합니다. OZ 게임 세계를 주름잡던 카즈마도 힘이 거대해진 버그 캐릭터를 당해 낼 수가 없었습니다. 곧 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버그는 가상세계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의 원자 폭탄을 터뜨리려는 움직임까지 보입니다. 그렇게 현실세계까지 위협을 받게 된 순간 나츠키는 할머니에게 전수받은 화투로 버그 캐릭터에게 도전합니다. 그러는 동시에 켄지는 버그를 무장해제 시키기 위해 OZ의 보안 시스템 해킹 암호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화투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나츠키는 주변 가족들의 캐릭터와 전 세계 사람들의 캐릭터의 힘을 받고 끝내 OZ 관리자의 레벨 업까지 받게 됩니다. 그렇게 마지막 화투로 버그 캐릭터를 패배시키는 순간 켄지도 OZ 보안 해킹 암호를 해독 함으로써 OZ 세계와 현실세계의 모든 위협을 해제시키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가상현실의 흐름 속에서도 가장 필요한 가족애를 말하다

2023년 현재는 말 그대로 AI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되었습니다.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고 앞으로는 인간들의 직업도 상당 부분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2009년 개봉한 썸머워즈로는 가상현실 세계의 이야기를 다 담기엔 부족했는지 2021년 용과 주근깨 공주라는 가상현실에서의 에피소드 작품을 다시 개봉했습니다. 큰 홍보와는 달리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지만 썸머워즈 때보다 훨씬 더 진보된 3D 랜더링을 보여주었습니다. 전통적인 일본 시골 풍경의 모습에서 게임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설정은 그 당시 굉장히 신선한 소재였던 것 같습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만의 소박한 자연 친화적 표현법은 저절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힐링의 시간을 가지게 합니다. 가족 해체가 일상화가 되어버린 요즘 나츠키의 대가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에 가족들이 모두 한 곳에 모여 살았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품 속 켄지도 우연히 초대를 받고 범죄자로 오해도 받았지만 대가족들이 서로 물고 뜯으며 또 서로 아껴주며 살아가는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썸머워즈의 OZ속 캐릭터들은 메인 캐릭터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한 외모로 많은 마니아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런 캐릭터 굿즈의 성공은 오랫동안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창의력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국내에서 흥행을 하진 못했으며 관객은 13만 명은 동원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네이버 평점도 8.65로 후하게 평점을 주는 플랫폼인데도 그리 높지 않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로튼토마토 지수 역시 78% 로에 그쳤습니다. 그 당시 아무래도 전통적 일본 애니메이션의 톤과 디지털을 표현하려 한 일러스트의 톤의 갭이 그렇게 많이 어필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며 힐링하는 기분으로 아기자기한 캐릭터의 재미도 느껴보시길 원한다면 적극 추천 드리는 애니메이션입니다.